건강/코로나

[Covid19] 후유증 일기 - 1

따듯한 얼음 2022. 11. 7. 17:59
728x90

2022.08.15 격리해제

 

코로나에 감염되고 격리해제된지 거의 3달째가 되어간다.

주변에 걸렸던 다른 지인들은 후유증 없이 모두 깨끗하게 나은것 같지만,

나는 운이 없는지 특이하게 아직 후유증이 심하다. 내가 봐도 꾀병인가? 싶을정도로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 유난히 길게가는 후유증 -

끝도 없이 피곤하다. 운동부족으로 피곤해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피곤함이다.

체력을 모닥불에 비유한다면, 운동부족으로 피곤한건 불꽃이 활활 타오르다 장작이 부족해 약해진 느낌이라면

후유증으로 인해 피곤한건 모닥불에 불씨밖에 안남은 것이다.

 

또한 논리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기 힘들며, 기억력 감퇴를 느끼고 단어연상이 잘 안되기도 한다. 때문에 대화도 잘 못했다.

후배들이 집들이를 와줬을때 나눴던 대화가 꿈인지 현실이였는지 헷갈렸고

한달 전만해도 똑같은 말을 서너번씩 반복하거나 대화 상대의 이름을 5번씩 틀리기도 했다.

자취하는데 밥을 차려먹을 힘이 없어 주로 배달음식을 먹었으며

정말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하고 주말 이틀동안 36시간을 자보았지만 소용없었다.

 

한번은 저녁을 먹다 기절한적이 있다.

도저히 저녁을 차려먹을 힘이 없어서 치킨을 배달시켜 아이패드로 유튜브를 보며 먹다, 어느순간 눈을 깜빡 해보니 3시간이 지나있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면 그냥 밥먹다 졸 정도로 피곤했구나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깨어났을때 식탁에 앉은 채로 먹던 치킨이 입안에 그대로 있었으며 손에는 젓가락이 들려있었다는 것이다.

 

이때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 다음날 코로나 확진받았던 병원을 갔다.

의사 선생님이 이야기를 듣고 여기서는 해줄것이 없다며 소견서를 써줄테니 대학병원으로 가라 하셨다.

다른건 몰라도 Black out 을 경험했다면 무조건 검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분당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서 교수님들을 검색하고 어느 과로 보내야 할지 한참 고민후에 가정의학과로 안내해 주셨다.

 

가정의학과 교수님 첫 진료 후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등을 진행했다. 차주에 나온 검사결과는 '이상없음' 이였다.

간수치가 많이 높게 나오긴 했었는데 최근에 술을 먹을 수 조차 없었으므로 이건 후유증을 회복하기 위해 찾아먹었던 영양제 중 한약재로 만든 단 때문인걸 바로 알 수 있었다. 교수님이 간수치가 박살나니 먹지말라 하셨다.

 

가정의학과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고, 교수님께서 뇌신경과로 연결시켜 줄테니 추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하시며 예약을 잡아주셨지만

대학병원 진료비의 금전적인 부담과, 회사근무의 시간적인 문제로 취소하였다. (여태껏 좋은 팀원분들이 배려해주셔서 근무시간에 다녀온 것이었다)

 

다른 분들의 수기를 보니 6개월이 지나야 후유증이 사라지신 분들도 있었다. 

시간이 약인것 같으므로 다른 영양제 같은 것들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728x90